나의 실리콘 밸리 탐방기 - 1일차 PART 1.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의 여정

2010. 1. 28. 17:11

  2010년 1월 26일 새벽 5시. 우리는 모두 일찌감치 일어나 씻고서 이른 아침을 먹었다. 어젯밤에 준비해놓았던 짐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택시로 김해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날이 밝았다. 우리가 미리 티켓을 예매해 놓았던 NorthWest 항공사의 부스로 가니 아직 8시부터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한다. 아직 7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강원도에서 군생활 할 적에 강원도에서 부산까지 빨리 휴가를 나오려고 국내선을 한번 이용한 이후로 공항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8시가 다되어가자 공항이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우리는 NorthWest 항공사 부스에서 우리 일행 중에 친구 한 명이 대표로 소지품 검사를 받았다. 액체가 포함된 물품은 소지품으로 소지하지 못하고 모두 수화물로 넣어 보내야 한단다. 치약까지도!!! …. 무사히 수화물 검사를 마치고 티켓을 발권 받았고, 각자의 캐리어 가방을 수화물로 보내고 비행 탑승 수속 시간까지 기다렸다. 10시라는 시간과 10시 50분 이라는 두 개의 시간이 티켓에 나와있었는데 왜 탑승 시간이 2개인가 싶었는데 10시에는 탑승을 위핸 수속 시작 시간이고, 10시 50분이 실제 비행 출발 시간이었다.

  티켓발권, 수화물 운송까지 마치고 비행 탑승 게이트 쪽으로 가보니 소지품과 몸 수색을 한다 나는 당당하게 검문대를 통과했으나 직원이 나를 따로 부르더니 손톱깎기를 가져왔냐고 묻는다. 그래서 가방에서 손톱 깎기를 꺼내어 보여주니 손톱을 다듬는 그 칼 같은 부분이 흉기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반입이 불가능하단다. 폐기처분에 서명하고 빼았겼다. ㅠㅠ

  이제 말로만 듣던 면세점이 나왔다. 이 곳에서 쇼핑을 하다가 10시가 되면 탑승 수속 후, 바로 비행기에 타면 된다. 얼마나 싸나 싶어 신나게 면세점을 돌아다니는데, 이럴 수가, 유명 메이커의 화장품이나 시계, 고가의 선글라스 등의 물품들이 주 면세품목들이었다. 아무리 시중가보다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비싸다. 어짜피 난 저렴한 화장품을 바르고, 고급시계는 차지도 않고 담배는 피지도 않으며, 양주는 커녕 맥주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터라 ,면세점에서 내가 싸다고 좋아라 하며 살만한 것들은 없었다. 어짜피 도쿄 나리타 공항도 경유할 것이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가서도 면세점은 있을 테니 꼭 여기서 무언가를 살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친구가 부모님의 주문대로 특정 브랜드의 립스틱을 사는 것을 보고, 나도 어머니 선물용으로 하나를 샀다. 엄지손가락만한 립스틱인데도 몇 만원이다. 이걸 시중에서 사면 대체 얼마라는건지….

  10시가 되어 탑승 수속을 밟았다. 아주 간단하게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나가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 버스에 같은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가득 차자 5분 여간 이동하여 비행기에 탑승했다.

  창가에서 두 번째 자리이다. 비행기가 어디론가 살금살금 이동하더니만 미칠듯한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몸이 붕~ 뜨더니 으하하하 이륙한다. 놀이기구 타는 듯한 기분이다. 직진 방향으로만 이륙하는 것이 아니라 막 다른 방향으로 회전까지 한다. 창 밖을 바라보며 구름 위로 지나가는 기분을 만끽하다보니 기내식이 나왔다.

 

 

  두 시간 정도밖에 타지 않는데도 기내식이 나온다. 뭐 별건 아니었고 김밥2개와 초밥2개와 치킨 한조각, 계란 한조각, 과일 조금이다. 나름 맛있게 먹고 도착 할 때 까지 잠을 청하려는데 내릴 때가 다 되어가자 갑자기 귀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귓 속의 달팽이 관이 터져버릴 듯한 느낌이다. 참고 참고 참다가 너무 아파서 스튜어디스한테 말할까말까 망설이던 중 착륙한다는 말을 듣고 일단 더 참기로 했다. 군대에서 1300고지에서도 몇 달간 잘 살았었는데 역시 구름 위로 올라오는 기압에 귀가 적응을 못했나보다. 계속해서 딴 생각하고 창 밖 보고 하면서 참다보니 도쿄 나리타 공항에 착륙했다. 착륙하고나니 귀가 좀 나아지기는 했는데 한동안 귀가 멍~ 한 현상은 계속되었다, 비행기에서 나오니까 또 뭔 소지품 검사 같은 것을 한다. 아까 일본행 비행기를 탈 때도 무사히 통과 했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무사 통과할꺼라 생각했는데, 벨트의 쇠붙이 때문에 검문대를 지나자마자 삑삑소리가 요동을 쳤다. 벨트 뺏기고 다시 검문대를 통과했다. 이제 무사통과.

 

 

  이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 탑승 시간까지 3시간여가 남았다. 나리타 공항의 면세점을 둘러봤는데 한국의 면세점이랑 크게 다른점은 없었다. 여기서도 딱히 살만한 것은 없었으므로 대충 둘러보기만 한 뒤 식당을 찾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제대로 된 식당을 찾을 수가 없어서 공항 내의 작은 우동가게로 갔다. 메뉴들을 훑어보니… 완.전.비.싸.다. 일본으로 올 때 먹은 기내식 수준의 도시락이 무려 1000엔이나 한다. 일단 일본에 왔으니 우동을 한번 먹어보기로 결정, 제일 싼 1000엔짜리 우동2개와 1400엔짜리 양념 갈비밥(?)을 세 명이 나눠먹었다. 9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있어야 하므로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탑승 시간에 맞춰 수속 후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번에는 환승이라 그런지 별 다른 소지품검사가 없었다.

  창가 쪽 자리이길 기대했는데 완전 중앙 자리이다. 좌석이 조금 좁은 느낌이 들어서 불편했다. 다리라도 쭉 뻗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9시간동안 갇히게 생겼다. 화장실 간답시고 옆 사람한테 “excuse me” 말하기도 뻘쭘하고…. 이번 비행기에는 내 앞좌석의 뒷면에 LCD가 있고 팔받침에 컨트롤러가 있어서 원하는 음악을 듣거나 최신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고 간단한 게임을 즐길 수도 있게 되어있었다. 지니가던 스튜어디스로부터 신문을 나눠주길래 Financial Time를 받았는데 이건 뭐 TOEIC 지문을 보는 것 보다 더한 거부감으로 1면도 읽지 않은 채 접어버렸다. 최신 영화보기에서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플레이해보니 앗차, 자막이 없다. 영화 초반부가 참 지루하다던데, 자막도 없이 영어를 집중해서 듣고있자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자다 일어나보니 기내식 시간이다.

 

 

  도쿄로 갈 때와는 차원이 다른 빵빵한 식사다. 이걸 먹고나니 이제 3시간쯤 흘렀다. 아직 6시간이나 더 가야하다니!…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다가 노래를 듣다가 다시 자다가… 깨어보니 이상한 종이를 나눠준다. 세관신고서와 출입국카드이다. 대충 해석하고 체크하고 기입할 것들 기입하고 끝냈다. 다시 할 게 없어서 한참 자다가 일어나니 또 기내식을 나눠준다. 시간을 보니 새벽 6시다. 기내식을 먹고 한 시간쯤 더 지나자 드디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날씨가 많이 흐리고 비가 조금씩 와서 쌀쌀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를 했다. 심시관 말을 내가 못 알아들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냥 뭐, “이 곳에 온 목적은 무엇이냐?”, “혼자 왔느냐?, “미국은 처음이냐”, 당신이 묶는 곳은 어디이냐?” 등의 간단한 질문만 하고 무사히 끝났다. 심사를 마치고 내 수화물을 찾고서 소지품 검사를 하는데 가방에 음식이 있는지를 묻더라. 라면이 있긴 했는데 과일이나 야채 등이 있냐고 물었으므로 난 없다고 말했고 무사통과했다. 내 뒤에 오던 한국여자한테는 검사관이 라면 있냐고 묻던데, 뭐 나한테는 라면 있냐고는 묻지 않았었으니까 난 잘못없다. 수화물을 찾고 나올 때 까지 같이 온 일행 한명이 입국 심사를 하던 중에 사라져버렸다. 연락도 없고 입국 심사를 하기 위한 줄에도 없고, 심사를 마치고 나오지도 않았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고 한참 기다렸는데 알고보니 입국 심사에 걸려서 잡혀있었단다. 비행기 티켓을 보여달라는 심사관의 말에 티켓을 보여주다가 비상시를 대비한 우리들의 여궈 사본 모아논 것을 보고 의심받아서 잡혀갔었단다. 하필이면 심하게 까다로운 심사관에 걸려가지고 고생 좀 했다.

  이제 모든 수속 과정을 마치고 완전히 샌프란시스코 도착이다. 잠시 한숨 돌리고 공항 4층의 Rental Car 센터로 올라갔다. 우리가 미리 예약해둔 Alamo 렌트사에서 예약했던 차를 렌트하러 갔다. 분명 4층에 있다고 해서 올라갔는데 4층에는 아무것도 없고 미니 지하철 같은 것을 탈 수 있는 미니정류장(?)이 있었다. 여기서 귀엽게 생긴 지하철을 타고 3정거장을 지나니 Rental Car 센터가 나왔다. 공항 근교를 이렇게 미니지하철로 다닐 수 있게 해놓은 것 같다. 렌트비를 5일간 400불 정도를 예상했는데 네비게이트 추가요금에, 우리가 만 25세가 안되는 관계로 추가요금까지 붙어서 600불이 조금 넘는 금액에 렌트를 하게 되었다. 계획보다 조금 더 큰 지출이지만 어쩔 수 없다. 우리가 계획대로 탐방을 하기 위해서 이 정도는 감수하는 수 밖에 … 자,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의 해외 탐방이 시작된다.


박상근 여가생활/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