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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 내 생에 첫 공연 관람

2010. 3. 23. 09:26

  3월 14일 화이트 데이를 맞이하여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메인 이벤트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공연을 예약했었다. 화이트데이 기념으로 행사 당일 커플링을 한 커플에게는 30% 할인행사를 하고 있길래 공연 일주일 전에 전화로 예약했더니 맨 앞좌석 가운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대박!!!

 

  예전부터 TV에서 광고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재밌을 것 같아 보고싶었는데 이 기회에 두 명 예약, 7만원으로!!! 영화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지만 그나마 맨 앞자리라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한번도 이런 공연류의 문화생활을 즐긴 적이 없었던 터라 비싼 돈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까움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나는 좌석이 영화관처럼 쇼파식 의자로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좌석이 그냥 학교 운동장 스탠드석 같은 소박한 좌석이다. 옆자리와의 구분이 모호하다. 말 그대로 小극장이니까… 원래 뭐 소극장은 이렇게 되어있나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큰 함성과 환호를 부탁하는 바람잡이맨(?)의 입담으로 웃음보 살짝 터뜨려 주시고… 특이하게도 공연 중에 전화를 받아도 되고 사진을 찍어도 되고 동영상을 찍어도 된다고 하셨다. 오호라 싶어서 손에 디카를 쥐어들고서 공연의 시작을 기다렸다. 잠시 모든 조명이 꺼진 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비보이들이 등장!!! 2007년 세계 비보이대회 챔피언 익스트림크루!!!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대사가 없는 공연이다. 오로지 몸으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공연인 것이다. 일단 내용은 제목에서와 마찬가지로 발레리나가 비보이를 사랑하게 되고, 결국 발레복을 벗고서 비걸이 된다는 이야기. 아주 단순한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비보이들이 뿜어내는 엄청난 에너지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환상적인 비보잉이 바로 내 눈 앞, 말 그대로 내 눈 바로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안그래도 맨 앞좌석이라 가까운데 한번씩 무대 밖으로 뛰쳐나와서 손뻗으면 닿는 거리에서 화려한 춤을 보여주는 비보이를 보며 여자친구와 나는 한시간 반동안의 공연 내내 환호와 박수를 멈출 수가 없었다.

 

 

 

 

 

 

  공연 중간에는 모든 조명이 다 꺼진 어두운 상황에서 검은 복장에 흉측한 가면을 쓰고 무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비보이들 때문에 관객들은 깜짝 놀라기도 하고, 관객에게 악수를 청하더니 그 자세에서 바로 나이키~ 를 선보이는 비보이 등등, 공연 중간에도 계속 관객들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점들이 많이 보였다 .

 

  나는 클럽녀 컨셉으로 나오는 비걸에 침흘리고, 여자친구는 어느 한 비보이의 환상 복근을 보며 침흘리고… (나는 공연 후 혼나고ㅠㅠ) 한 시간이 넘는 공연이 끝나고서 각 비보이들의 소개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싶더니 비보이 중 한분이 마이크를 들고 나오신다. 관객분들 중 끼를 발산하실 분을 무대로 모시겠단다. 모두가 서로 자신을 지목할까봐 눈치를 살피는데 어느 부모님께서 자신의 딸을 강제로 보내셨다. 초등학교 4학년생의 깜찍한 막춤을 보며 모두가 즐거워하고, 남자친구 있냐는 말에 당당하게 있다고 밝히는 초등학생의 깜찍함게 모두가 환호하고~

 

  마지막으로 앵콜 공연이 한번 더 이어진 후 공연이 끝났다.

  하지만 끝까지 관객을 위한 서비스.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즈를 계속 취해주더니, 원하는 사람과 사진을 찍을 수 잇는 포토타임도 모자라서 모든 공연팀 중간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주신다. 이렇게 포토타임만 10분 넘게 가진 듯. 계속되는 여러 관객들의 촬영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말 즐겁게 같이 사진을 찍어주신다.

 

 

  하필은 저 공연 전날 생에 처음 퍼머를 했는데, 머리가 참 답도 없게 나왔다. 아무리 봐도 어색함…ㅠㅠ 공연팀 중간에서 여자친구와 포즈 잡고 한컷… 마치 공연 팀의 한 멤버가 된 듯한 사진이다.

 

  영화같은 경우는 호불호가 갈리면서 재밌다는 사람, 재미없다는 사람들의 평이 무수히 쏟아지는데 반해서… 이 공연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면 재미 없다는 사람이 없어서 이상했는데, 직접 이렇게 관람하고 나니 이 공연을 보고서 재미 없다는 말이 나올 수가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조금 비싼감이 있긴 한데.. R석 5만원, S석 4만원… 알아보면 할인혜택이 엄청 많다. 이번에 화이트데이 이벤트로 30% 할인받았는데 사실 굳이 화이트데이가 아니었어도 대학생 할인으로 30% 할인이 가능했었다.

 

  내 생에 첫 공연 관람… 내 생에 최고의 공연으로 남았다. 영화보다 비싼만큼 그 이상의 재미가 있었기에 대만족!!!

  어휴, 여유만 된다면 또 이런 공연들을 관람하고 싶다. JUMP 가 참 재미있다던데… (돈이…ㅠㅠ)

박상근 여가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