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 감독 : 신정원 ) - 스릴러와 공포, 코미디 조합의 아쉬움

2009. 7. 18. 01:26

개봉 : 2009. 07. 15

장르 : 스릴러, 공포, 코미디

감독 : 신정원

출연 : 엄태웅, 정유미, 장항선, 윤제문 등

상영 : 121분

제한 : 12세 관람가

공식사이트 : http://chaw.co.kr

 

----

 

CGV 진주

관람일자 : 2009. 07. 17

  

 스포일러 살짝 있음 

  위드블로그(http://www.withblog.net)에서 진행하는 영화-차우 리뷰어 이벤트에 당첨되어 2인 예매권을 받았다.

최근 극장에서 영화들을 보기 전에 나오는 차우 예고편을 보면서 굉장히 기대했었는데, 시사회를 본 사람들의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 코미디 영화다는 평가를 보고 조금은 의아했었다. 과연 이 괴수-스릴러 영화에 코미디라는 평가는 대체 왜 내려진 걸까?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당장 영화를 예매했다.

 

  영화의 시작은 공포영화 분위기다. 사람들이 무언가에 끌려가고 잡혀가갈갈이 찢어지는 사건들이 발생한다. 경찰은 토막살인이 일어난 것이라 생각하고 수사를 시작하는데, 무언가에 손녀를 잃은 명포수 노인 한분이 이 사건의 범인은 멧돼지라고 주장한다. 마을을 혼란에 빠뜨린 멧돼지를 잡기 위해 명포수 노인, 이 노인의 한 때 제자였던 포수, 경찰 두 명, 동물 생태 연구원. 이렇게 5명이 나서게 되는데, 과연 이 5명은 엄청난 크기의 야생멧돼지를 당해낼 수 있을지…

 

 

  인터넷에서 봤던 대로, 정말 이 영화는 코믹성이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검색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이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 공포, 코미디 라는 것을. 스릴러, 공포에 코미디? 영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아닌가! 조금 있으면 멧돼지가 나타나 습격할 것 같은 공포 분위기에 몰입될 때 쯤이면 어설픈 코믹 요소들로 인해 무섭지도 웃기지도 않은 어정쩡함을 만들어 놓는다. 스릴러와 공포, 코미디가 적절하게 조합된 것이 아니라, 스릴러, 공포, 코미디가 하나씩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느낌이다. 한 분위기에 몰입할 수가 없다. 

 

  영화의 전개 자체도 전혀 매끄럽지가 않다. 사람들을 습격하고 마을을 습격 할 때엔 그리고 빠르던 멧돼지가, 산에서 자신을 공격하려던 5명이 도망가는 것을 못 잡는다는게 어처구니가 없다. 평지를 달려도 들이받칠 판에 산에서 험한 산길을 도망쳐 내려오는 사람을 못 잡다니. 기본 상식 수준은 맞춰줘야 하는거 아닌가.

  그러고 보니 핀란드에서 데려왔다는 명포수들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요란하게 등장해서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도대체가 엉성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에서 제일 어처구니가 없었던 요소.

영화 초반부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마을의 미친 여자. 귀신과 똑같은 행색을 하고서 돌아다니면서 자신에게 엄마라 부르지 않으면 화를 내고, 엄마라 부르면 좋아라 하는 알 수 없는 여자다. 이 여자가 과연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봤는데, 이 귀신차림의 여자를 이용해서 어처구니 없게 공포분위기를 만들었다가, 코믹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를 쓴다. 영화에서 하는 결정적 역할은 없다. 배우 한 명 남는데 마땅히 쓸 곳은 없고, 없던 배역 하나 만들어서 자리 하나 만들어준 느낌이다. 오히려 이 미친 여자 설정은 없어야 했다. 절.대.로. 

 

  멧돼지에 쫓겨 도망가는 과정에서 포수 한 명이 크게 다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게 되었을 때, 다른 포수 노인이 이 녀석은 이제 가망이 없다며 포기하고 빨리 도망가자고 한다. 그 경험 많은 노인의 판단. 그리고 다친 포수 자신도 가망이 없음을 느끼고 빨리 도망가라고, 자신이 그나마 시간을 끌어보겠다고 말하며 칼을 쥐어 드는데…

 

  영화가 끝나는 듯, 각 주연급 배우들의 촬영장면과 이름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다 죽어가던 포수는 팬티만 입고 낡은 산집에 팔이 묶여 매달려있고, 미친 여자가 들어와서 칼을 집어든다. 그리고 자신에게 엄마라 부르라고 화를 내는데, 포수는 겁에 질려서 미친 여자에게 엄마라고 소리친다. 이건 뭐 …공포도 아니고, 코믹도 아니고 대체 뭐 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영화 중반까지 자신에게 엄마라 부르라며 때리던 꼬마아이가 아줌마 라고 하자 공포스럽게 눈을 번뜩인 이후엔 꼬마가 보이질 않던데, 그 꼬마는 어디로 간거지? 미친 여자가 죽였나? 설마! 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멧돼지만 잡으면 끝나는 거냐고.

 

  제 멋대로 공포와 스릴러, 코믹을 왔다 갔다 하는 산만함때문에 영화에 집중을 할 수도 없었고, 계속되는, 영화의 이해할 수 없는 막전개 영화는 스스로 무덤을 판다.

  이 영화를 공포, 스릴러 괴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지 말자. 단지 그저 영화를 보는 동안 한번씩 실소할 수 있는 코믹영화라고 생각하고 봐야 실망이 덜 할 것 같다. 스릴러는 스릴러 영화, 공포는 공포영화, 코믹은 코믹 영화를 보자. 한번에 두 마리 이상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자칫 잘못하면 어떤 꼴이 나는지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다.

----------------------------------------------------------------------------------------------------------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이 블로그에 새로운 댓글이 달렸길래 확인해보니 MovieJoy에서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와우, 이게 뭔가요...?!
제 영화 리뷰 포스팅이 영화 전문 사이트에 오늘의 베스트 포스팅으로 선정이 되다니, 이런 감격이 ㅠ_ㅠ
아래는 http://www.moviejoy.com 에 접속하면 첫페이지의 오른쪽 상단에 Best Blog Strory 삽질하라 차우
이렇게 제 블로그 포스팅이 소개되어있는 화면 캡쳐입니다.



박상근 여가생활/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