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에서의 내 생에 첫 나홀로 여행 - 9일차 (03/04/2011)

2011. 5. 3. 06:08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챙기고 어제 사둔 냉동 볶음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늘 먹던 것처럼 베이컨을 얇게 썰어 볶았다. 다시 이 베이컨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 더 돌리니 먹음직스런 인스턴트 음식 탄생! 내가 베이컨을 볶는 동안 다른 한 커플은 열심히 온갖 재료들을 준비해서 뭔가 대단한 음식을 준비하는 듯이 보였다. 더 맛있는 음식은 하나도 부럽지 않은데 그렇게 함께 여행하는 모습이 부럽다. 아침을 먹고 나니 이미 날이 밝았다. 짐을 챙겨 나와 버스 터미널로 향하는 길… 아직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금방 걸어서 터미널에 도착했다. 디스커버리 패스를 보여주고 밴쿠버로 향하는 티켓을 받았다. 이게 내 여행에서의 마지막 티켓. 자꾸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붙기 시작한다.

 

버스가 출발했다. 펜틱턴으로 올 때는 새벽이라서 바깥 풍경을 전혀 보지 못했는데, 밴쿠버로 되돌아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오늘이 마지막임을 더 아쉽게 만든다. 잔잔한 호수… 이따금씩 보이는 야생동물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싸구려 디지털 카메라로 이 경치를 담아내려니 너무나 안타깝다. 조금 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사진 속에 비치는 유리창과 내 그림자가 야속하다. 이미 4월임에도 불구하고 산간지역을 달릴 때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들을 볼 수 있었다. 하긴 강원도에서 군생활 할 때는 5월에도 눈이 내렸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 10여분 쉬는 동안 과자와 음료수를 사와서 버스 안에서 배를 채웠다. 아침을 먹었기 때문에 딱히 배가 고픈 것은 아니었는데, 다시는 캐나다에서 이런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며 버스 탈 일이 없다는 생각에 그냥 한번 사먹어 보는 것이다. 오후 2시가 다되어 밴쿠버에 도착했다. 처음 여행을 시작한 날 바라보던 터미널과 지금 여행을 마친 시점에서 바라보는 터미널… 이 둘은 부푼 기대와 그리움의 차이랄까.

 

터미널을 뒤로 하고 미리 같이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운타운으로 가야 했다. 아직 30여분 넘게 약속시간이 남았기에 스카이트레인 표값 $2.5를 아끼기 위해 다운타운까지 걷기로 했다. 겨우 2정거장이지만 직접 걸으니 30여분이 좀 넘게 걸렸다. 아직까지 내 가방에는 며칠 전에 샀던 맥주가 그대로 들어있다. 결국은 여행끝날 때 까지 다 먹지도 못하고 가져온 것이다. 다운타운에서 친구를 만나 일본음식점으로 갔다. 한국음식이야 이제 한국가면 실컷 먹을 테니까. 내가 7개월 전에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공항까지 마중나와 주고 교통수단 타는 법도 가르쳐주면서 내 하숙집을 찾아가도록 도와준 친구다. 한국에서 같이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사이인데 2년동안 서로 만나지도 못하다가 이렇게 캐나다에 와서야 봤었다. 그리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러 이제는 캐나다로 다시 돌아가는 시간이다.

 

대충 뭐 만두 같은 것들을 주문해서 먹고 이것저것 캐나다 생활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다시 한국에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어짜피 갈 곳 정해졌다. 내일 돌아가기로 했던 하숙집에 전화를 해서 지금 하숙집에 가고 있으니 하룻밤 돈을 내고 지내겠다고 하자 흔쾌히 OK하셨다. 집에 돌아와 세탁기도 돌리고, 여행도 끝났으니 캐리어를 풀어서 짐도 새로 싸서 딱 제한무게 23Kg에 맞춰놓았다. 이제 내일 밤에 공항에 가서 비행기만 타면 캐나다 생활 끝! 간만에 하숙집 아주머니가 해 준 제대로 된 저녁밥도 먹고 나니 피곤하다. 내 방을 돌아보니 달랑 캐리어2개, 백팩1개. 그리고 나. 비어있는 책장이 아직은 어색하다.

 

3개월간 같이 지낸 중국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내가 공할 갈 때 짐 나르는 것을 도와주겠다더니 진짜 도와줄 셈인가보다. 나야 고맙지 ㅠㅠ. 마지막으로 내가 점심 대접을 할 테니 내일 점심때 시내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다. 이제 중국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하며 하하호호 하는 일도 마지막이겠지라는 생각이 문득. 자꾸 모든 것에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붙어간다는 것이 내일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을 억누른다. 이런 느낌을 예전에도 느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 바로 4년 전에 군대 전역하기 전날과 조금은 비슷한 느낌이다. 기쁘면서도 슬픈 그 느낌.

박상근 여가생활/여행

아메리카에서의 내 생에 첫 나홀로 여행 - 7일차 (01/04/2011)

2011. 5. 2. 11:41

비가 쏟아지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비… 맙소사. 무시하고 빅토리아 거리를 거닐기에는 너무 많이 온다. 우산을 쓴다고 해도 바지 밑단은 물론, 양말까지 젖을 기세다. 게다가 오늘은 시내의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좀 누빈 후에, 보트를 타고 3시간짜리 고래관광을 가 볼 생각이었는데 비 때문에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 일단은 체크아웃하여 유스호스텔을 나와 어제 지나가다 보았던 Undersea 바다 생물 전시장에 가보았다. 배 안으로 입장하는 구조로 되어있길래 나는 배 안쪽 깊숙히 내려가서 수많은 희귀 바다 생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13을 내고 입장해서 좁은 길을 따라가며 배의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생물들을 구경했다. 아직까진 뭐 딱히 신기할 건 없는 것 같고… 조금 더 가다보면 괴물 같은 희귀 바다생물들이 나를 반겨줄 것이라 생각하며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어라. 뭐 3분도 못 가서 끝이 보인다. 제일 안쪽에는 한 50여명쯤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한쪽에는 유리창이 있어 바다생물들을 구경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스탭이 곧 쇼가 시작됨을 알리고, 잠시 뒤 유리창 너머 바닷속에 잠수부 한 명이 나타나 관객들에게 손을 흔든다. 그래서 몇몇 고기나 문어 같은 것들을 보여주고… 한 10여분간 그렇게 혼자 놀더니만 쇼는 끝이 났다. 아, 이렇게 30분도 채 안되고 $13이 날아가는구나.

어느덧 점심때가 다되어 어제 갔던 Bay센터를 다시 찾아갔다. 어제 스시를 먹었으니까 오늘은 한국가게에 가서 우동을 주문했다. 주문 받는 여직원이 귀엽상하게 생겼다. ㅋㅋㅋ 혼혈한국인처럼 생겼는데 한국말은 잘 못할 것 같았다. 요리하시는 어느 분이 우동을 건내주면서 Are you Korean? 이라고 묻길래 Yes라고 대답했더니 "김치 좀 올려드릴까요?" 하신다. ㅋㅋㅋ 우동 위에 김치 듬뿍 얹어받았다. ㅋㅋㅋ 여행하면서 처음 먹는 김치. 이것도 색다른 맛이다. ㅠㅠ

밥을 먹고 나니 만사가 귀찮다. 밖에는 비가 오고… 지도를 보면 박물관따위의 것들이 서너개 더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기가 싫다. 이미 Undersea 바다생물 전시장에서 기분 다 배렸다. 다른 박물관 가봐야 돈만 날리고 또 금방 나오겠지. 나의 마지막 종착지가 될 듯한 펜틱턴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짜피 또 밴쿠버 터미널에서 버스를 한번 갈아야야 하기에… 점심시간인 지금 일단 밴쿠버로 바로 가보기로 했다. 거기서 조금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펜틱턴으로 가는 버스를 탈 셈이다.

빅토리아에서 밴쿠버로 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없어서 다른 버스회사인 PLC 버스를 타야했다. 거금 $42를 내고서 버스 탑승… 인근 항구로 가서 버스 통째로 페리호에 들어갔다. 객실로 올라와서 전원어댑터가 있는 자리를 찾아 페리호에서 제공하는 무료 Wi-Fi 신호를 잡아서 페이스북이나 하고 있는데 앞에 어느 신사 흑형이 와서 인터넷 되냐고 물으셨다. 내가 되긴 되는데 좀 느리다니까 유튜브같은거 할 거 아니고 그냥 이메일이나 체크할 거라서 상관없단다. ㅋㅋㅋ 서로 한번 웃어주고 다시 자기 할 일. 이렇게 지루하게 페리호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버스 탑승 후 밴쿠버까지 2시간여를 더 가서 저녁때가 다되어 겨우 도착. 도착하자마자 일본인 친구 '나오'를 불렀다. 같이 한국인 식당에 가서 순대, 떡볶이, 비빔밥을 주문했다. 내가 떡볶이는 매워서 넌 못먹을거라고 경고 했는데 자기는 많이 먹어봐서 괜찮다고 우기길래 시켜줬더니만 나중에 결국 맵다고 물을 연신 들이킨다. ㅋㅋㅋ 나는 고추장 맛도 안나는데… 저녁을 먹고 헤어진 후 다시 터미널로 돌아왔다. 펜틱턴으로 가는 버스는 밤12시에 있는데 아직 오후 8시도 채 되지 않았다. 그 때 까지 '정의란 무엇인가' 책을 읽으며 기다리는데… 책은 참 지루한 철학적 내용인데다가 외롭고… 심심하고… 집이 그립고…

어떻게 4시간여를 기다렸는지도 모른채 금방 12시가 되어 버스를 타러 들어가는데, 중간에 탑승자들의 짐검사를 한다. 그냥 버스를 타는데 왜 짐검사를 하는지 의아했지만 일단 줄을 서서 내 차례를 기다렸다. 그런데 앞 사람에게 검사관이 술을 갖고 있는지 묻는 것을 들었다. 아뿔사, 내 가방에 맥주 5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이를 어쩌나… 분명 밴쿠버에서는 길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불법이지, 버스탈 때 술을 소유하면 안된다는 말은 들은적이 없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지금이라도 당장 쓰레기통에 다 버려버릴까, 도망칠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휴, 결국 내 차례. 내 가방을 열면서 술 갖고 있냐고 묻자마자 "Yes, does it matter?" 하면서 맥주를 꺼내 보여주었다. 그러자 그냥 버스 안에서는 절대 먹으면 안된다는걸 명심하라는 말만 하고는 그냥 통과… 방금 몇분동안 완전 긴장해서 벌벌떨었는데 그냥 이렇게 통과다. 이럴꺼면 대체 술이 있는지는 왜 묻고, 짐검사는 왜 하는건지…어휴. 어쨌든 무사히 펜틱턴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내일 새벽 6시가 다되어 도착할 예정. 오늘은 이렇게 숙박비를 벌었다.

박상근 여가생활/여행

아메리카에서의 내 생에 첫 나홀로 여행 - 5일차 (30/03/2011)

2011. 4. 26. 04:44

  새벽2시가 다 되어 밴쿠버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뿔싸! 밴쿠버 터미널은 24시간 오픈인 줄 알고 역 내에서 날이 밝을 때까지 노숙할 샘이었는데 터미널은 이미 문을 닫았다. 새벽에야 도착한 사람들은 터미널 옆의 쪽문으로 터미널을 나와서 다들 택시를 타거나 마중 나온 사람들을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비까지 주룩주룩 내리는 이 야심한 밤에 나는 나홀로… 주위를 둘러보니 길 건너에 반가운 맥도날드 간판이 보인다. 맥도날드는 24시간 오픈!!! 4시간 전 씨애틀에서 맥도날드를 들러 햄버거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햄버거셋트를 하나 주문했다. 아무 주문도 안하고 안에 짱박혀 있는 건 좀 무례할 수도 있으니까.

 

  주문한 햄버거 셋트를 받아들고 전원플러그가 있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비를 피해 들어온 노숙자 같은 분들도 몇몇 맥도날드 안에 들어와서 비를 피하고 계셨다. 약간 술이나 마약을 한 듯 눈이 살짝 풀린 듯한 사람도 두어명 보이는데… '설마 날 공격하진 않겠지?'. 일단 노트북을 켜고 무언 인터넷 신호를 검색했다. 어라…?! 없다. 아무런 Wi-Fi 신호가 없다. 물어보니 여기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 안 한단다. 맥도날드는 24시간 오픈에 스타벅스처럼 무선 인터넷도 다 제공되는지 알았는데 어휴… 인터넷도 없이 무얼 하면서 날 샐 때까지 시간을 때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체스 게임이나 계속 하다가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을 계속 하다 보니 잠이 무지하게 쏟아진다. 마우스를 따로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을 할 수도 없고… 출국 전에 군대 가기전에 사둔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 같은 턴 게임이라도 설치해올 것을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잠들다가 체스 한판 하기를 무한 반복한 끝에,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아침 7시다.

 

  인터넷이 너무나 하고 싶다. 뭐 인터넷에 연결한다고 해서 딱히 뭘 할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인터넷에서 다음 일정을 검색해야 한다. 밴쿠버 다운타운을 안 가본지 겨우 5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문득 다운타운으로 가고 싶어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그랜빌 역으로 갔다. 맨날 먼슬리패스만 이용하다가 2.5$을 지불하고 티켓을 사니 아까운 마음이 팍팍 든다. 10분도 안탈껀데 3천원을… 그랜빌역 지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핫초코를 주문하고 Wi-Fi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니까 패스워드를 메모지에 적어준다.

 

  일단 다음 목적지 검색부터… 어휴 여행 하면서 이렇게 다음 목적지를 찾는 시간이 제일 아까운 것 같다. 물론 아무 계획없이 무작정 떠나는 여행도 나름의 맛이 있겠지만 이렇게 버스 일정표와 호스텔의 투숙 가능 여부 등을 잘 맞추려니 힘들다. 도시 한번 이동하는데 버스로 최소 4시간씩은 타야 하니 일정이 한번 꼬이면 치명적이다. 일단 오늘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출발 할 수 있는 일정을 찾아보았다. 나나이모를 제외하고는 어딜 가던 간에 호스텔에 빈 방이 없다. 지금은 비성수기중에 비성수기인데 왜 이렇지… 일단 밴쿠버에서 가까운 나나이모 섬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가까우니까. 그리고 다음으로 빅토리아로 이동하기도 쉽우니까. 게다가 내가 7개월동안 산 홈스테이 집 주소가 Nanaimo St였기에 도시 이름에서 조금 더 애착이 갔다. 페이스북도 하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네이트온으로 수다도 좀 떨면서 쉬다가 다시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그레이하운드 버스터미널로 이동, 나나이모행 티켓을 발권받았다.

 

  나나이모는 큰 섬이라서 버스를 타고 어떻게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배가 1시간쯤 달려 항구쪽에 오더니만 대형 선박 Ferry호에 아예 버스가 통째로 들어갔다. 예전에 이 Ferry호를 타고 이탈리안 친구 두 명과 보윈 아일랜드에 당일 치기로 놀러 갔던 기억이 난다. 2시간여를 배 안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보냈다. 역시 사람은 제 때 잠을 자야 한다. 나나이모 섬에 도착해서 하차하기 전에 배 한쪽에 나나이모와 빅토리아의 지도 및 액티비티 안내 팜플렛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나나이모 다운타운 맵을 하나 챙겼다. 어딜 가든 이런 다운타운 맵이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미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항구에서 내려 버스로 조금만 더 가니 나나이모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 도착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다. 씨애틀의 도시스러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지도를 펼치고 유스호스텔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구글맵에서 검색했을 때 걸어서 3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기에 천천히 걸으면서 여유를 느껴볼 샘이다. 바닷가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바닷가이기는 한데 해변처럼 모래사장이 있다기보다는 항구화(?)가 많이 되어 있다. 대신 공원이 많아서 몇몇 사람들이 산책로를 따라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산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30여분을 걷다가 여기가 어딘가 싶어 지도를 보니…! 이미 나나이모 다운타운의 반대편 끝까지 와버렸다. 다시 유스호스텔을 찾으러 뒤로 돌아 갓! 지금껏 들린 곳과는 틀리게 조금 작은 규모의 호스텔이다. 투숙객이 아예 없나보다 싶었는데 내가 체크인하는 동안 뉴질랜드에서 온 형제가 체크인하러 들어왔다. 음, 다행히 혼자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방을 배정받아 들어오니 깔끔하기는 한데 방이 좀 작다. 침대도 작고… 개인 물품 보관함도 없다. 그냥 아주 작은 서랍장 수준의 보관함과 시건장치. 침대는 내가 발 쭉 펴고 눕기엔 작은 크기. 참 아담하다. 다른 한 명이 이 방에 묶고 있는지 옷가지들과 가방이 보인다. 일단 짐을 좀 풀고 옷도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니 룸메이트가 들어왔다. 예상과는 달리 머리에 꽤 흰머리가 보이는 아저씨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내가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캐나다인이란다… 어이쿠. 자기는 택시기사도 해봤고 초등학교 교사도 해봤고 컴퓨터수리공도 해봤단다. 전혀 연관성 없는 직업들인데… 자기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좋단다. 아, 그래서 이제는 여행중인가보다 싶어서 나나이모에 며칠이나 머물렀냐니까… 20년 동안 살았단다. '뭐야 이거, 여행객이 아니잖아!!!' 그냥 집 대신에 이 곳에 살고 있는 건가? 더 이상 자세히 묻는 것은 실례일 것 같아서 대충 대화를 마무리 했다. 그 아저씨는 뭔가 할 일이 있는지 또 다시 가방을 챙겨서 밖으로 나간다.

 

  저녁 시간이 다 되었기에 먹을 것을 사러 나갔다가 맥주와 냉동 파스타 2개, 베이컨을 사왔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배고프면 저녁먹으려고 내일 계획이나 짜고 있는데 룸메이트 아저씨가 들어온다. 내가 파스타 Buy 1 Get 1으로 사서 2개 있으니 같이 먹자 했더니 "Good, Good" 하더니 바로 자버린다. 나도 따라 자다 일어나니 어느덧 밤 9시. 아까 사온 베이컨과 냉동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냉동 파스타야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되는데 베이컨은 어떻게 요리를 할지 몰라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그냥 냄비에 물을 조금 넣고 볶기로 했다. 익으면 냉동 파스타와 비벼 먹어야지. 그런데 이게 5분을 넘게 볶아도 색깔이 변하질 않는다. 물이 점점 쫄아들고 있는데 베이컨은 여전히 붉은색이다. 볶고 볶고 볶고… 한 10여분을 볶은 것 같은데도 색깔이 그대로다. 뭔가 이상해서 하나 맛을 보니… 익은 것 같다!!! 베이컨은 돼지고기랑은 달리 익어도 빨간색인가보다. 냉동 파스타와 비벼 먹으니 오우, 맛이 제대로다. 요리는 허접하였으나 나의 허기와 요리에 대한 열정이 이 맛을 만들어냈다. 이제 맥주를 먹으면서 좀 쉴 타임이다. 부엌에 있던 두 청년한테 맥주 좋아하냐고 물으니 "No, Thanks." 자기들도 맥주가 있단다. 6개짜리 묵음을 샀는데 혼자 1캔 먹어봐야 5개나 남는데 이거 어떻하지… 창 밖을 보니 다시 또 비가 내리고 있다. 부엌서 혼자 맥주를 마시며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다 보니 시간이 훌쩍. 밤11시가 다 되니까 직원 아저씨가 이제 밤시간에는 부엌과 거실을 쓸 수 없다고 해서 방으로 들어왔다. 이제 내일 일정은 빅토리아로 가는 것으로 정했다. 인터넷 상으로는 호스텔에 빈 방이 없는데 뭔가 이상하다. 내일 아침에 빅토리아 유스호스텔에 전화해보고 빈 방이 있으면 여기 나나이모에서 더 놀다가 오후에 빅토리아로, 빈 방이 없으면 아침 일찍 빅토리아로가서 하루만에 여행을 끝내고 오후에 다른 곳 어디론가로 갈 계획이다. 벌써 이렇게 내 10일 여행 계획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박상근 여가생활/여행

아메리카에서의 내 생에 첫 나홀로 여행 - 1일차 (26/03/2011)

2011. 3. 28. 16:05

    드디어 나의 9박 10일 여행의 첫 아침이 밝았다. 어제 밤에 잠들기 전에야 씨애틀을 첫 목적지로 정했다. 무려 2주 동안 빅토리아를 첫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빅토리아는 밴쿠버와 가까우므로 마지막 여행지로 더 어울린 다는 나만의 근거없는 생각때문이었다.

    여행 후 다시 돌아와서 바로 공항으로 갈 수 있도록 캐리어 2개에 각 23Kg씩 빵빵하게 짐을 쑤셔넣고 거실로 내놓았다. 그리고 홈스테이맘에게 작별인사를 하려는데, 출입현황판을 보니 부부동반으로 시장에 가신 듯 하다. (우리 홈스테이는 현관에 출입현황판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으신다. 씨애틀로 떠나는 버스가 밴쿠버에서 2시에 출발하므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단 시내로 나가서 HI(Hostel International) 멤버십 카드를 만들어야 했다. 이 멤버십 카드가 있으면, 그레이하운드 버스회사에서 이용 가능한 디스커버리 패스라는 정기권을 7일권 가격으로 15일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는 세 곳의 HI 호스텔이 있는데 이 중에서 제일 가까운 곳을 찾아갔다. 사전에 구글맵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갔었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한참을 주위를 서성거리다가 구글맵에 표시되어있던 곳의 맞은 편에서 HI 호스텔 마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들어가서 멤버십 카드만 만들 수 있냐고 하니까 그 자리에서 간단한 양식을 작성하고 여권을 보여달란다. 5분도 안되서 카드 발급. 어디서 듣기로 40$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26$밖에 하지 않았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매일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지나면서 보던 건물인데 이 건물이 기차 및 버스 터미널이라는 것은 몰랐었다. 밴쿠버에 8개월동안 너무 얌전하게만 살아왔나보다. 표를 사려고 줄을 섰는데 짐에 관한 추가요금표가 보인다. 1개는 무료지만 1개 추가에는 10$이라고 적혀있다. 나는 평범한 책가방에 노트북가방 이렇게 가방이 2개인데 이 노트북 가방 때문에 추가요금 10$을 내야하다니… 돈아까워서 가방 큰 것을 안사고 2개로 나눠 들고온 보람이 사라졌다. 금방 내 차례가 되어 씨애틀로 가는 표를 샀다. 여권을 보여주고나니 짐이 있는지 묻는다. 책가방이랑 그냥 노트북가방 있다고 하니까 그냥 OK 라고 한다. 따로 수화물용 태그를 주지 않는 것을 보니 추가 요금이 없나보다. 아 기분 좋다. 아직 버스 탑승시간까지는 30분이 넘게 남았다. 잠시 벤치에 앉아 쉬는 순간… 씨애틀로 가는 표가 아니라 디스커버리 패스 정기권을 사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장 발권창구로 달려가서 방금 샀는데 환불하고 디스커버리 패스 사고싶다고 말했다. 내 표의 출발 시간을 확인하더니 환불이 안 된단다. 방금 막 표를 산거라고 미안하다고 에걸복걸하자 누구한테 이 표를 샸냐고 물으신다. 그래서 바로 이 옆옆창구의 아저씨를 가르키며 저 사람한테 1분전에 샀다고 말하니까 그 아저씨랑 뭐라뭐라 하더니 OK라고 하시며 환불해주신다. 결재했던 카드를 건내주며 땡큐를 연발했다. 환불 후 HI멤버십 카드를 보여주며 이거 있으면 7일짜리 살 돈으로 15일짜리 정기권 살 수 있다고 들었다고 하니까 웃으면서 맞다고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신다. 역시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정보들이 계속해서 도움이 된다. 239$에 15일 그레이하운드 정기권 구매 완료. 아주머니가 정기권을 주면서 캐나다에서는 그냥 바로 쓸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 정기권을 보여주고 따로 티켓을 얻어서 버스에 탑승해야 한다고 하시며 씨애틀행 표 및 세관신고서도 같이 주셨다. 웃으며 여행 잘 하라고 하시는 아주머니가 이제는 천사로 보인다.

    2시가 다되어 가자 버스기사 아저씨께서 직접 표와 여권을 체크하신다. 내 차례가 되어 내 여권과 표를 보여주자 독특한 엑센트로 뭐라뭐라 물으신다. 온라인으로 비자 신청 했냐는 말인 것 같다. 난 작년에 미국 두 번이나 갔다왔는데 뭐 또 신청해야되냐니까 오케이, 굳을 연발하며 날 탑승시켜주셨다. 작년 초, 학교의 지원을 받아 친구3명과 실리콘밸리 탐방 및 캘리포니아 여행을 다녀왔고, 작년 9월에는 어학원 친구들과 렌트해서 씨애틀 프리미엄 아울렛에 갔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혼자서 가게 되니 좀 긴장된다.

    버스에 타자마자 바로 세관신고서부터 다 작성하고, 한국에서 가져왔으나 읽어보지도 못했던 베스트셀러 "정의" 한글판을 읽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된 책을 너무 오랜만에 읽는 것 같다.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미국으로 가는 국경에 다 와가자, 버스기사 아저씨께서 과일이나 뭐 상품같은거 있으면 세관신고서에 적고 세관서 직원들한테 말하라는 말을 하신다. 그제서야 아침에 집을 나올 때 가방에 바나나를 하나 넣어왔던 게 생각났다. 세관신고서에는 과일 따위 없다고 체크했는데…, 일단 급히 바나나를 꺼내서 먹어버렸다. 하지만 껍질은 치울 방법이 없어서 가방에 다시 넣고서 혹시나 걸리면 이건 바나나가 아니라 껍질이라고 우기기로 했다. 이러나 쫓겨나서 미국 못가게 되면 나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것인가 라는 걱정과 함께…

    내가 세관검사에서 1등으로 줄을 섰는데 비자가 만료됬다고 비자 신청 다시 해서 오란다. 아까 버스기사 아저씨가 버스탈 때 초록색 종이 흔들면서 나한테 비자 묻던게 바로 이거였구나… 3개월이 지나면 비자 만료된다는데 난 작년 9월에 미국왔었으니까 지나도 한참 지났지. 다시 작성 후 꼴지로 세관통과했다. 짐 검사하는 곳에서 내가 사실 바나나껍질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하자 바나나는 상관없단다. 아주 간단하게 모든 검사 완료. 다시 버스 탑승 후 씨애틀로 향했다. 한 30분 지나자 작년에 이탈리안 페데리코 형님과 함께 직접 카 렌트로 왔던 씨애틀 프리미엄 아울렛이 나온다. 페데리코 형님은 잘 지내시는지…, 사실 어학연수를 마치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가려 했었는데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서 갈 수가 없었다. 나중에 신혼여행때나 갈 수 있을 듯. 문득 페데리코 형님이 무지무지 보고싶어졌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어서 씨애틀에 도착했다. 이제 유스호스텔을 찾을 차례. 낮에 내가 가입했던 HI호스텔로 가입된 호스텔을 찾아야 한다. 인터넷을 하기 위해 커피숍을 찾아 들어갔다. 난 커피를 안먹으므로 쿨하게 핫초코 스몰사이즈를 주문했다. 그리고 무선인터넷 쓰고싶다니까 패스워드 그런거 없고 그냥 att로 시작하는 신호 잡아서 인터넷 켜면 약관나오니까 체크하고 동의클릭하면 바로 쓸 수 있단다. 예전에 블렌즈 커피숍은 커피든 뭐든 주문해야 따로 패스워드같은거 받아서 2시간 쓸 수 있던데, 스타벅스 무선인터넷은 패스워드가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핫초코를 먹을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에 돈이아까웠다. 이 핫초코를 오늘의 저녁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찾는 유스호스텔이 걸어서 한 20여분 거리에 있었다. 수많은 고층 빌딩사이를 서울 처음 온 촌놈마냥 두리번 거리며 걸어간다. 밴쿠버도 그렇지만 여기도 참 거지들이 많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자 분위기가 약간 음산하게 변했다. 인적도 그리 많이 않고 군데 군데 행실이 좋아 보이지 않는 형님들이 무리를 지어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침을 뱉고 계신다. 전혀 개의치 않는 척하면서 유스호스텔이 있어야 하는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못 찾겠다. 역시나 구글맵이 약간의 에러를 보여주시는 듯. 분명 씨애틀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바로 보여야하는데 전혀 보이질 않아서 30여분을 멤돌았다. 중국가게들 틈에 끼여있는 HI 마크가 윈도우에 프린트되어 붙여져있는 호스텔 발견! 나는 지금껏 따로 HI마크의 간판을 찾고 있었는데 여기는 간판이 American Hostel 이다. 윈도우에 내 손바닥만한 HI마크 딱 붙여놓고서는… 여하튼 반가웠다. 데스크에 가서 물어보니 다행히도 자리가 있단다.

 

    4인실 방을 받아서 들어가니 어떤 동양인이 내 침대의 2층에서 책을 읽고 있다. 한국인한 아닌 것 같은데…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일본인이라고 하면 "아나따와 니혼진데스까?, 와따시와 칸코쿠진데쓰"라고 말하고, 중국인이라고 하면 "니슈중궈런마? 워슈한궈런"이라고 해줄려고 했었는데… 잉글랜드에서 왔단다. 이름은 사이먼. 그래서 그냥 "나이스미츄"밖에 해주질 못했다… 캐나다에 8개월을 있었으면서도 아직 동양인을 보면 국적도 동양일 것이라는 편견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까 먹은 핫초코로는 저녁 해결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켓을 찾아 나섰다. 한블럭 건너서 아시안 마켓이 있다. 차이나타운이라 아시안마켓이 있나보다. 의외로 일본음식 뿐 아니라 한국음식도 많았다. 컵라면 뿐 아니라 김치 및 소스 등 거의 모든 것을 팔고 있었다. 이 주위에 한국인들도 많이 사나보다. 딱히 한끼 해결할만한 것이 없어서 간지나게 삼양라면을 사와서 뽀글이를 만들었다. 스프를 넣고 이제 뜨거운 물을 넣으려는데 옆에서 막 뭔가 요리를 끝낸 중국 처자가 내게 조용히 자신이 다 쓴 작은 냄비를 건낸다. 내가 필요없다고 하고 뜨거운물을 바로 봉지라면에 넣어버리자 살짝 놀라는 눈치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 예비역의 강인한 생존력이라는 메시지를 한 껏 풍기며 한 쪽에 자리 앉아 아이팟으로 페이스북이나하며 뽀글이를 먹었다.

    방에서는 인터넷이 잘 잡히지 않아 휴게실로 노트북을 들고 나와 내일 씨애틀 시내 관광 일정을 짜고 있는데 어떤 키 큰 외국인이 와서는 자기 노트북이 10분뒤에 자꾸 절전모드로 들어가는데 고치는 법 아냐고 묻는다. 옆에서 인터넷을 하던 내 룸메이트 사이먼이 자기가 봐주겠단다. 이 녀석의 영국 엑센트를 자꾸 듣다보니 좀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캐나다에서의 영어엑센트, 그리고 지금 이 곳 미국에 와서 듣는 미국 엑센트, 그리고 룸메이트의 영국엑센트가 다 틀리다. 내가 언제 이런 엑센트까지 듣게 되었나 싶다. 예전엔 그냥 영어는 영어일 뿐이었는데… 여하튼 사이먼이 잠시 보더니 자기는 모르겠단다. 알고보니 그 키 큰 외국인의 노트북에는 운영체제가 윈도우가 아니라 쿠분투였다. 나는 우분투와 윈도우7을 쓰고 있지만 쿠분투를 직접 쓰고 있는 사람은 처음 봤기에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뭐라고 블라블라 말하는데 내가 잘 못 알아들어서 쏘리를 2번이나 연발했다. 자기 나라 이름을 말하는데 못알아들으면 실례인 것 같아서, 그냥 아하~ 하면서 아는 척 했다. 밀라노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내가 네 나라에서는 쿠분투가 대중적이냐고 하니까 노트북 여기 와서 샀단다. 그래서 설정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잘 모르고 있다. 내가 쿠분투를 써본적은 없지만 어짜피 그런 기본적인 설정이야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냥 Setting 에서 Power Managerment 찾아서 원하는대로 고쳐줬다.

    밤12시가 다 되도록 인터넷으로 여행계획을 짰다. 원래는 오늘 밤에 씨애틀 좀 둘러보고 내일 오전에 마저 둘러보고 오후에 떠날 생각이었는데 내일 하루종일 씨애틀 구경하고 모레 일찍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 다음 목적지는 아마도 오리건주의 포틀랜드가 될 듯. 앞으로 남은 9일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어쨌든 나의 첫 여행 첫 날은 이렇게 무사히 지나간다.
 

박상근 여가생활/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