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어베러월드- 복수와 용서 사이

2011. 6. 26. 02:07


장르 : 드라마 | 덴마크, 스웨덴 | 113 분 | 
개봉 : 2011-06-23
감독 : 수잔비에르
출연 : 마르쿠스 리가르드(엘리아스 역), 윌리엄 욘크 닐슨(크리스찬 역) 등

간만에 주말을 맞이하여 새로 개봉한 볼만한 영화가 있나 CGV앱에서 찾아보니 인 어 베러 월드 라는 영화가 엊그제 개봉한 것을 알았다. 다른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네티즌 평점이 9점대다. 요즘은 네티즌들이 평점을 후하게 주는건지 알바생들이 열심히 일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영화가 좋은건지...

그런데 이 영화가 2011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의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동시에 석권했단다. 작년에 <복수(Haevnen)>라는 원제로 덴마크에서 개봉했던 영화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볼만하겠다 싶어서 조조시간이 끝나기 전에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In a better world. (더 나은 세상에서) 더 나은 세상에서 대체 뭘 어쩌자는 걸까. 어떤 세상이 더 나은 세상인걸까. 
 

엘리어스가 런던에서 전학을 오자마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크리스찬을 만난다. 크리스찬은 늘 그러려니 하고 당하고만 있지만 엘리어스는 크리스찬을 괴롭히고 자신도 괴롭히려하는 녀석을 가만두지 못하고 흠씬 두들겨패준다. 여기서 이 영화에서의 복수에 대한 딜레마가 시작된다.

복수를 할 것인가 용서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갈등은 생활에서 수도 없이 일어난다. 오지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크리스찬의 아버지에게 닥친 딜레마.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 성별을 맞추는 내기를 하는 폭군을 치료할 것인가 말것인가...그리고 자신에게 폭력을 쓴 남자에게 복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밖에 크리스찬의 어머니의 갈등. 바람 핀 남편을 용서할 것인가 말 것인가. 엘리아스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리지 못한 아버지를 용서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렇게 수도 없는 복수에 대한 딜레마가 펼쳐진다. 그리고 마침네 터져버린 복수의 처참한 결과.


하지만 이 복수의 처참한 결과 이 후에, 용서로 인해 찾아오는 평화가 있었다. 이게 바로 더 나은 세상인 것일까? 저 두 가족의 입장에서는 용서로 인해 마치 평화가 온 것 처럼보이지만 좀 더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폭력을 습관처럼 휘두르던 남자는 누군가의 복수 또는 충고 없이는 평생 그렇게 남을 괴롭히며 살아갈텐데. 대책없는 용서가 답은 아닌 것 같다. 이에 용서 이후의 평화는 어느 정도의 그림자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크리스찬의 아버지가 뺨을 맞고서 자식들 앞에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혼자 강에 뛰어들어 분을 삭히던 모습처럼...

 

박상근 여가생활/영화

[영화] 쿵푸 팬더 2 - 쿵푸 마스터의 슬픈 과거

2011. 6. 19. 04:24
장르 : 애니매이션, 액션, 코미디 | 미국 | 91분
개봉 : 2011. 05. 26
감독 : 여인영


드디어 쿵푸 팬더가 다시 돌아왔다. 영어 공부를 한답시고 쿵푸 팬더를 10번도 넘게 봐왔기에 이 영화에 대한 애착이 강했는데 쿵푸 팬더2가 나올 줄이야...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용의 전사로 거듭난 포를 못보고 있다가, 계속해서 새로 개봉하는 영화들에 밀려 곧 영화관에서 막을 내릴까 싶어서 얼른 또 CGV로 달려갔다. 

어느덧 용의 전사로서 놀랍도록 발전한 쿵푸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포. 하지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던가? 아직까진 내면의 평화보다는 내장의 평화를 추구하고, 실수만발에 뚱뚱한 몸뚱이는 그대로다. 하지만 이제 악당들과 싸울 때 만큼은 다른 누구 못지 않게 앞장서서 싸우며 용의 전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1편에서는 왜 팬더인 포의 아버지가 거위인지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이번 편에서는 포의 과거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위는 포의 친아버지가 아니었고 그 뒤에 가려진 슬픈 과거가 있따. 그리고 포로 하여금 그 과거를 조금씩 기억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니, 이름하여 공멘시의 공작새! 

이번 스토리는 뭐 권선징악의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팬더와 공작새의 대결, 선과 악의 대결. 역시나 주인공 답게 포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쓰러질 듯 쓰러질 듯 하더니만 스승이 1편 때부터 계속 입버릇 처럼 말하던 Inner Peace(내면의 평화)를 위기의 순간에 깨닫고서 말도 안되는 능력으로 악을 쳐부숴버린다. 이처럼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액션과 놀라운 그래픽에 계속해서 감탄하며 볼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초 섬세한 그래픽을 보며 저걸 어떻게 다 구현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건 역시나 직업병인가...

마지막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포의 아버지가 어딘가에서 다른 팬더들과 함께 생활하다가 자신의 아들이 살아있음을 문득 느끼게 되는 장면에서 쿵푸 팬더 3를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3편에는 이제 부모님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로 전개될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포가 국수를 만들며 지금의 아버지와 즐거운 나날을 살아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번 쿵푸 팬더2의 감독이 한국계 감독이라고 한다. 한국말을 할 줄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한국계로서 이런 할리우드 영화를 감독했다는 것이 최초라고 하는데, 같은 한국인으로서 조금은 뿌듯함을 느낀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최고의 위치에서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낸 여인영 감독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상근 여가생활/영화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 엑스맨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

2011. 6. 13. 04:14
장르 : 액션, 모험, 드라마, SF, 스릴러 | 미국 | 132 분 
개봉 : 2011.06.02
감독 : 매튜 본
주연 : 제임스 맥어보이(찰스/프러페서X), 마이클 패스벤더(에릭/매그네토) 등

SF, 액션류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엑스맨 시리즈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 대한 평가도 포털사이트에서의 네티즌 평점이 9점대를 오가고, 지인들도 이 영화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기에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 면접 준비때문에 한동안 영화를 보지 못하다가 면접 다음날 아침 조조시간에 혼자 근처 CGV로 달려갔다.

어릴적 누구나 나도 초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엑스맨에는 내가 상상했던 모든 초능력자...가 아닌 돌연변이 유전자들을 지닌 사람들이 등장한다. 내가 최고로 꼽았던 남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을 물론이고, 음파를 이용한 비행, 변신, 염력 등... 

엑스맨1에서부터 등장하던 나이든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 그 둘의 과거가 잠시 언급된 적은 있었지만 그 둘이 예전에 어떤 사이였으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는 알 수가 없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아주 제대로 알 수가 있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영화 시리즈물이 시간순으로 전개되는 것과는 달리, 엑스맨 최초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 엑스맨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처음에 어떻게 만나게 되었으며,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는 어떻게 서로를 그리 잘 알고 있는지 등. 그리고 왜 프로페서X가 평범한 인간들에 적대감을 갖고 싸우게 되었는지에 대한, 그동안 엑스맨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사실 기존의 엑스맨 시리즈를 보지 않고도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를 보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왜냐면 어짜피 기존 스토리에서의 극초반부이기 때문에 이해를 못할 사항이 전혀 없으니까. 하지만 이미 엑스맨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전의 엑스맨 시리즈가 새록새록 기억나면서 뭔가 조금 얽혀있던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혹시 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는데 아직 그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만간 지구방위대 후레쉬맨의 빨간옷 입은 사람이 찾아와서 빨리 팀에 합류하라고 하지는 않을까? 라고 잘 때 마다 상상하던 초등학생 때와는 달리 이미 내일 모레 30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현실에 너무나도 찌들어버렸지만 엑스맨을 보는 동안 만큼은 그때의 동심을 이렇게 영화로나마 보상받는 듯해서 이 영화에 더욱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난 이런 돌연변이적 능력이 없지만, 갑작스레 생긴 그러한 능력보다는 꾸준히 긴 시간동안 나의 노하우를 축적한 나만의 능력이 진정한 (초)능력이 아닐까.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무슨 능력을 갖고 있는지...

어쩌면, 어릴적의 나보다 오히려 못한 지금의 나다.

자체 별점 : ★★★
 

박상근 여가생활/영화

[영화] 아메리칸 크라임 - 충격적이고 불쾌한 실화

2011. 6. 1. 01:44




기본 정보 : 범죄, 드라마 | 미국 | 97 분
감독 : 토미 오헤이버
출연 : 캐서린 키너, 엘렌 페이지

인터넷에서 보고나면 불쾌감이 드는 영화 목록에 아메리칸 크라임이라는 영화가 있는 것을 보았다. 괜히 잔인하거나 더러운 장면의 하드코어물의 영화를 제외하고 순수 작품의 내용 면에서 굉장히 불쾌하고 찝찝함을 주면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기에 어떤 영화인가 싶어 찾아보게 되었다.

"쏘우"처럼 딱히 영화에 잔인한 장면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느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여자가 다른 이웃의 두 자매를 돈을 받고 기르게 되면서 첫 째 딸아이(실비아)를 학대하면서 벌이는 몹쓸 짓들은 구체적 묘사 없이도 보는 이의 눈쌀을 찌뿌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2주 후에 아이를 맡긴 부모로부터 돈이 바로 보내지지 않자 심한 괴롭힘을 가하며, 그 뒤로도 억지로 죄명을 뒤집어 씌워 조금씩 괴롭히는 강도가 세지더니 결국은 담뱃불로 지지고, 불에 달군 바늘로 몸에 "나는 창녀다" 등의 글귀를 새기는 등 비정상적인 학대를 가한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린 자녀들도 그녀를 따라서 전혀 죄의식없이 담뱃불로 지지거나 때리고 물고문을 하는 등, 학대에 동참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무서운 군중심리에 치가 떨리도록 만든다. 

이렇게 실비아가 심한 학대를 당하는 과정과 동시에, 이 사건 이후의 법정에서 가해자 및 그 자녀들의 증언을 중간중간 보여준다. 어린 자녀들이 엄마를 따라서 실비아를 학대하는 장면 뒤에는 그 자녀들이 법정에서 변호사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서로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듯이 다른 남매 및 친구들의 잘못을 증언하며 자신은 딱히 저지른 죄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해자 또한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하며 정신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다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영화에서는 실비아는 학대를 못이기고 목숨을 잃고 만다. 물론 실제로도 실비아는 목숨을 잃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다고 들었는데 극중 실제 인물의 이름들까지도 실제 인물들고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였으며, 실제는 영화보다 더 심한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바라보면서 가해자는 물론이고 동조자, 그리고 이웃집에 살면서 실비아의 비명소리를 몇번씩이나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방관자들... 이 사건에 모두 일말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뉴스를 보면서 여중생이 버스에서 취객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이에 반항하는 소동이 있었는데도 버스의 그 누구도 그 일에 신경쓰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 모두가 자신의 일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남의 일은 너무 방관이라는 태도로 지내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괜히 이런 일에 휩싸여 도움을 주려다가 오히려 피해를 받는 경우 ( 성폭력을 당할 위기의 여성을 구해줬는데 그 여성은 사라지고 오히려 성폭력미수범으로부터 폭행으로 고소를 받는 경우 )등의 어처구니없는 법도 하루빨리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박상근 여가생활/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