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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축"과 함께 드디어 기계식 키보드의 세계로 입문

2011. 5. 18. 05:57
귀국한지 어느덧 한달여... S/W 멤버십에서 한달동안 짱박혀 종일 키보드를 두들기다보니 전에는 미쳐 느끼지 못했던 일반 보급 키보드의 뻑뻑함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무렵 다른 회원이 빌려준 미니키보드 Cherry ML4100를 사용해보게 되었다.



숫자패드없는건 둘째치고 키보드 자체가 워낙에 작다보니 오타가 너무 많아 발생했다. 게다가 특수기호나 대문자를 쓸 때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우측 쉬프트키를 눌러야하는데 기존의 쉬프트키의 1/4밖에 되지 않는 크기에 경악해버렸다. 백스페이스키도 기존 크기의 절반, 그리고 백스페이스 키 우측에 자리잡은 HOME키를 실수로 자꾸 누르게 되어서 적응에 참 힘들었다.

하지만... 키감이라는 것에 이렇게 빠져들게 될 줄이야. 노트북과 데스크탑으 동시에 이용해야해서 일반 키보드는 노트북에, 미니키보드는 데스크탑에 연결해서 쓰고있었는데 자꾸 손이 미니키보드로 끌려갔다. 두 키보드를 동시에 쓰다보니 확실하게 다른 키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 처음 호기심에 입에 문 담배가 중독으로 이어지듯이, 어느덧 나도 키보드 관련 커뮤니티를 들락날락 거리기 시작했다. 군대에서 고참이 억지로 입에 물린 담배 두어번은 날 흡연자로 만들지 못했거늘, 잠시 빌려쓴 미니키보드가 날 기계식 키보드의 세계로 이끌고 있었다.

결국 청축, 갈축, 흑축, 적축 등의 키보드매니아가 아니면 알 수도 없는 키보드 관련 용어들이 친숙하게 느껴지고 최소 10만원 정도는 투자해야하는 초기비용은 작년에 받은 과제지원금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통장으로 퉁! 레오폴드 사이트에서 FC200R 텐키레스(우측 숫자자판이 없는) 넌클릭 키보드를 질러버렸다.

주문한지 하루만에 키보드를 받아볼 수 있었다. 아, 드디어 나의 첫 기계식 키보드!!! 단지 키보드를 바꿨을 뿐인데 프로그래밍 스킬이 향상될 것만 같은 근거없는 이 기분!!!


다른 사람의 기계식 키보드를 잠시 쳐 볼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쳐보니 뭔가 더 좋은 느낌. 아~, 그런데 생각보다는 소음이 있는 것 같다. 일부러 소음이 심한 청축은 피해서 키압도 낮은 갈축으로 선택했는데... 그리고 제일 깜짝 놀란 것은 좀 무겁다는 사실. 내가 쓰고 있는 12.1인치 노트북보다 조금 더 무거운 것 같다. 무게가 한 3Kg은 되는 듯.

자 이제 기존의 미니키보드는 제 주인에게 돌려주고, 일반 키보드는 반납해버리고, 데탑과 놋북을 새로 산 키보드로 연결해서 쓰기로 했다. 하하하하하. 노트북에서는 우분투를 쓰고 있는데 우분투에서는 Scroll Lock키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을 빼고는 뭐 다 만족한다. 처음에 키보드 불량인지 알고 분노게이지가 최대치를 찍었었는데 다른 윈도우를 쓰는 컴퓨터에서는 다 잘 작동 하는 것을 보고는... 휴, 전화해서 따졌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이제는 컴퓨터를 쓰기 전에 항상 손을 씻어야 겠다.

 

박상근 일상다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