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을 들다 (2009) - 박건용
장르 : 드라마
감독 : 박건용
출연 : 이범수, 조안
상영 : 120분
제한 : 전체 관람가
공식사이트 : www.kingkong200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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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 진주
관람 일자 : 2009. 07. 04
간만에 여유가 생겨서 뭐 볼만한 영화 없을까 찾아보데, 새로 개봉한 영화 중에 특이한 제목 하나가 눈에 띈다.
킹콩을 들다. 응? ... 킹콩을 왜 드나 했는데 예고편을 보니 역도영화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수많은 스타 역도선수들이 알려지면서 역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 했었지...
이 영화도 우생순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포츠 영화다. 어느 홍보 문구에서는 우생순을 능가할 최고의 감동 드라마라고도 하더라. 정말 우생순을 능가할 영화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난 인간극장 같은 삶을 주제로 한 다큐들을 굉장히 좋아해서 이 영화를 놓칠 수가 없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 - 힘겨운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는 감동 - 이지만 그 뻔한 이야기에도 내가 열광 하는 이유는 나도 노력하면 저렇게 성공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하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좀 더 노력할 수 있도록 말이다.
아쉽게도 영화를 전부 끝까지 놓치지 않고 다 보지를 못했다. 영화 시작 약 10분 후 쯔음에 화재 비상벨이 울려서 영화를 보다가 우르르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다행히 실제 화재가 아니라 기기 오작동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올때 영화관 측에서 사과의 의미로 평일 관람권을 주더라. 순간 내가 롯데시네마 창원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상영 사고가 나서 내가 관객분들 표 환불해주며 욕들어먹던 생각이 오버랩되었다. 벌써 2년전이다.
내가 놓친 부분은 새로 생긴 역도부의 부원들을 모집하는 부분. 힘든 환경의 학생들을 모아서 역도부를 만든 것 같았다. 내가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땐 이미 첫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장면이었다. 뭐 놓친 부분은 놓친거니 어쩔 수 없지. 무료관람권 받고 뭐... 손해본 느낌은 아니니까.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감동을 보여주었던 이배영 선수가 까메오로 등장하기도 했다. 좀 더 비중있는 역할을 주지, 단순히 역도 연맹 간부급의 역할로 나오던데, 영화에서의 비중은 별로였던 듯. 한 두장면 정도 되던가.
영화는 박영자(조안)가 대회에서 바벨을 힘껏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끝이 나고, 그 때부터는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2000년 한 학교의 5명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여 15개 메달중 14개 금, 1개 동을 따고, 4명이 3관왕을 차지하는 유래 없을 실제 사건. 이 때의 코치와 선수들은 지금, 과로사한 코치, 현재에도 계속 역도 코치를 하고 있는 다른 코치님들, 그리고 아직 역도를 놓치 않고 있는 선수, 그리고 이젠 역도를 놓고 한 가정의 어머니가 되어있는 사람들...
우생순은 내용이 실화와 거의 비슷했었는데, 킹콩을 들다는 단지 모티브만 가져오고 픽션이 많이 가미되었기에 실제 이야기랑은 많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영화에선 이범수 혼자 코치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여럿 코치가 계셨고, 이범수처럼 역도를 들다가 부상을 당한 코치도 없었다. 여기에 2008 역도 메달 리스트 윤진희 선수가 메달을 따고
인터뷰때 울면서 선생님이 보고싶다고 했던 것까지 잘 배합해서 만들어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 이 영화 실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으면 최고의 감동일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이런 다큐멘터리라면 당장 DVD로 구입해서 소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