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 김준기 지음 )

2009. 8. 25. 12:26

 

 

지 은 이 : 김준기

발 행 일 : 2009. 07. 01

출 판 사 : 시그마북스

읽 은 날 : 2009. 0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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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심리학이라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친근하지 않을 수 있는 주제를, 영화라는 우리들에게 매우 친숙한 소재를 이용하여 풀이한다.

심리학 중에서도 이 책에서는 트라우마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트라우마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

개개인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릴 적에 개에 물린 이후로 개를 무서워해서 멀리서 개가 보이면 다른 길로 돌아가는 등, 10여년간 개 짖는 소리에 대한 공포증이 있었으나 군대에서 커다란 삽살개를 키우면서 개랑 자주 놀아주다보니 자연스레 치유된 경험이 있다. 이렇듯 아주 사소한 것부터 크게는 사고로 인한 충격에 실어증을 앓는 다거나 하는 큰 트라우마까지 다양한 트라우마 증상들과 그 치유법, 그리고 예방에 관한 이야기다.

 

24개의 영화를 예로 들면서 각 영화의 주인공이 겪는 트라우마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 관련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받은 환자들의 실례를 들어가면서 독자로 하여금 트라우마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람보, 밀양, 포레스트검프 등 유명한 영화들을 예로 들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를 떠올리며 주인공의 트라우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교통사고, 살인, 강도, 폭행, 강간, 사기, 자살…, 이러한 수많은 일들이 한사람 한사람에게 트라우마로 남고, 이를 극복해내지 못한채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면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까. 이러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이것이 일종의 정신병이며, 치료받아야 할 심적 고통이라는 것도 모른채 혼자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도 트라우마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채로, 트라우마에 닥치게 되었을 때, 트라우마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

 

지금까지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내용에만 집중해왔다면 이번에는 다시 그 영화를 떠올리며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함께 나눠보자. 김준기박사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트라우마의 증상과 치유, 예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내 안의 트라우마는 깨끗이 치유되고 있을 것이다.

 

김준기 박사는 말한다. “안전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던 인간적인 근본 토대가 흔들리고 끊어지는 것, 그로 인한 극독의 무기력감과 고립감의 경험이 트라우마의 핵심적인 경험이라고 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든지 내 편을 들어주고 내 아픔을 듣고 이해해주는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회복하는 것은 트라우마 치유의 핵심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라고…

 

서로의 트라우마를 함께 나누고 극복해낼 수 있는 세상.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으로 한걸음 다가서보자.


박상근 여가생활/책

아버지의 오토바이 ( 조두진 지음 )

2009. 8. 5. 20:45

 

제목 : 아버지의 오토바이

발행 : 2009. 06. 22

출판사 : 위즈덤 하우스

지은이 : 조두진

읽은날 : 2009. 08. 04

 

 

 

 

 

 

 

 

 

  위드블로그에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으로 리뷰어라는 것에 당첨되엇다. 이렇게 아버지의 오토바이 리뷰어로 당첨된 것이 벌써 보름전인데, 우편 번호를 잘못 적는 바람에 부산으로 와야할 택배가 창원으로 가더니,

아예 배송물이 사라져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배송조회에는 떡하니 배송완료라고 나와있는데….

  담당 택배영업점에 전화를 해보니 담당택배기사는 내 택배물을 본 적도 없다고 하더란다. 그리고는 더 찾아본다 한지가 며칠이 지난 후, 결국 책값 만원을 보상받았다. 이 때문에 위드블로그 도서 담당자분과 통화후, 원래 지난 주 까지던 아버지의 오토바이 리뷰 마감일이 8월 5일까지로 늦춰졌다. ( 감사드립니다, 저 때문에 ㅠ_ㅠ )

 

  책 제목과 표지를 보고, 김정균의 소설 아버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아아~, 또 심금을 울리는 가족 소설인가 하는 기대로 책을 펼쳐 든다. 소설의 시작은 아버지의 오토바이 뺑소니 교통사고다. 배수로에 숨겨진 아버지의 시신, 박살 난 채로 도로 근처 숲에 버려진 오토바이, 그리고 널부러진 오토바이 조각들..

 

  이 사고로, 평소에 아버지와 잘 연락하지 않던 둘째 아들이 장례를 위해 나타나게 되고, 여기서 아버지에 대한 옛 기억들을 하나씩 더듬어가게 된다.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가족의 부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묵묵히 일만 해오던 아버지. 남들이 술과 담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남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악착같이 돈을 모아 집으러 보내던 아버지다.

나중에는 술집 겸 도박장을 운영하며 주위 경찰서 등에도 미리 뇌물공세 등으로 연을 만들어 놓는 등, 세상의 입장에서 보자면 더럽고 치사한 인간일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장기풍은 아들만큼은 자신의 아버지를 욕해선 안된다라고 말한다. 아버지의 그 모든 행동은 자신의 가족을 위한 것이었기에, 남들이 자기에게 뭐라고 하며 손가락질을 하든 다 참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선천적으로 뇌성마비에 간질 등의 여러 질병을 안고 태어난 첫째 아들이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을 국내 최고의 장애아 수용시설로 보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으로 첫째 아들을 넣고, 매주마다 첫째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컵라면을 들고 찾아와 인삼비누로 샤워를 시킨다. 악착같이 돈을 모으면서도 아들을 보러 다니기 위해 자전거가 아닌 오토바이를 구입했다. 말을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들을 데리고 산책도 시키고 오토바이도 태워주고 한참을 수다를 떤다.

  이 모습이 바로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던 한 인간의 아버지의 모습이다.

  어쩌면 이 책의 둘째 아들과 아버지의 모습이, 현재 나와 내 아버지의 모습은 아닐까…

대학을 다니면서부터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군대를 다녀오고, 이제는 방학마저도 공부한다는 핑계로 집과는 담을 쌓아가고 있다. 한달에 한 두번씩 집에 잠시 들리는게 고작. 이젠 ‘뭘 새삼스레..’ 하는 마음에 전화도 잘 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내가 어릴 적, 아버지께 왜 담배를 피냐고 물었을 때, 아버지께서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핀다’라고 하셨다. 지금까지 담배를 끊지 못하고 피우시는 이유는 아직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인 것일까. 그 담배 연기가 유일한 아버지의 스트레스 해소의 통로인 것 같아서, 몸 상하는 줄 알면서도 이제는 담배 끊으라는 소리마저 꺼내기가 힘들다.



박상근 여가생활/책

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 ( 이현, 홍은미 지음 )

2009. 7. 31. 23:16

 

제목 : 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

발행 : 2009. 07. 25

출판사 : 글담출판사

지은이 : 이현, 홍은미

읽은날 : 2009. 7. 31

 

 

 

 

 

 

 

 

 

  위드블로그의 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서평 리뷰어로 당첨되었다. 여러가지 도서 켐페인 중에서 이 책이 나의 독서스타일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난 소설보다는 비소설, 수필류의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책도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같은 류의 책들이다.

 

  2007년 개봉한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처럼…, 아저씨가 록밴드를 결성했다. 이 뿐만 아니다. 아저씨들이 자전거 여행, 색소폰 연주, 스쿠버 다이빙, 플라이 낚시, 블로그, 패러글라이딩, 마지막으로 세일링까지 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취미에 빠져서 즐거운 인생을 보내고 있는 8명의 아저씨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면, 마치 VJ특공대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몰입된다. 흥미진진하다!

 

  치열한 20~30대를 보내고 지금은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안정을 찾은 40~50대. 이젠 너무 가장이라는 지위에 얽매이지 않고 이기적이 되어 자신을 위한 투자를 시작한다. 그 투자라는 것이 일반적인 독서나 운동 등의 취미보단 훨씬 경제적, 시간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하지만, 그 만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긴다는 점에서 그 정도 희생쯤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8명/8가지의 인생을 즐기는 아저씨/취미들의 이야기가 책의 절반가량을 채우고 나면, 이제 배가 나오고 피부도 칙칙한 아저씨에서 섹시한 아저씨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가지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한참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단숨에 읽어내려가던 리듬이 조금씩 끊기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물론 좀 더 나은 인생을 즐기기 위한 취미 생활 외에도 ‘이러저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갖추는 것도 좋다’ 라고 추천하는 점에서는 괜찮다. 하지만 탈모, 성형, 해장국, 와인, 사케, 브런치, 피부미용 등… 갑자기 다루는 소재가 난잡해진다. 이 책은 인생을 즐기는 아저씨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갑자기 이런 내용들로 나머지 책의 거의 절반 가량이 채워진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얇은 책 분량을 채우기 위한 안타까운 몸부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8명이 아니라 16명의 취미에 미친 아저씨들의 이야기, 그리고 좀 더 젊고 나은 인생을 위한 40~50대를 위한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주제로 책을 따로 냈어야 하지 않을까. 비슷하긴 하지만 다른 주제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 내기엔 독자 입장에서 조금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을 집어들고 쉬지않고 한번에 다 읽어버리고 나서, 나의 40~50대를 상상해본다. 지금으로부터 딱 20여년 후. 난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결혼은 누구랑 했으며 자식은 몇 명이나 낳았을까? 그리고 난 그 때의 인생을 즐기고 있을까?

 

  사실 이 책에 나온 아저씨들은 다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사람들이라 일반 평범한 입장에서는 조금은 먼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기업 대표, CEO, 대학 교수급의 사람들이라 경제적으로도 남들이 비해서는 풍족하고, 시간적 여유도 많아 보인다. 물론 사회적/경제적으로 좋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진정 즐기지 못하고 비지니스 차원의 골프라던가 접대 술자리 등으로 늘 심신이 피로한 사람들도 많은데, 이 책에 나온 아저씨들은 즐겁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라고 한다면 할말이 없다. 하지만 IMF보다 더하다는 경제난에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일반적인 가정의 가장이라면, 집에서 가족들과 즐겁게 식사하며 여유를 가지는 소소한 일상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게 살아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연히 나도 중년의 아저씨가 된다면 이 책의 아저씨들처럼 진정 멋지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아보고 싶다. 하지만 하고싶은 것들을 하면서 사는 것도 좋지만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더라도, 남들보다는 다른 독특한 취미를 가지지 않더라도, 주말이면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사회적으로 남들보다는 성공한 자리의 아저씨들보다는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 평범한 아저씨들의 즐거운 인생을 소재로 삼았다면, 독자들로 하여금 훨씬 더 공감을 얻고, 수많은 아저씨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상근 여가생활/책